티스토리 뷰

목차



    스테이블코인의 대표 격인 테더(USDT)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거래 유동성과 가치를 안정시키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테더는 설계상 ‘중앙 발행형’이라는 구조적 한계와 함께, 준비금 투명성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투자자와 규제기관 모두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쟁점은 ‘과연 테더가 발행한 만큼의 준비금을 실질적으로 보유하고 있는가’이며, 이는 곧 테더의 신뢰도, 페깅 유지 능력, 시장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본문에서는 테더의 구조적 리스크, 준비금 구성 방식, 회계 투명성 문제 등을 심층 해부하고자 합니다.

    테더 리스크와 준비금 구조 해부

    중앙 발행형 스테이블코인의 구조적 한계

    테더는 미국 달러와 1:1로 가치를 연동하는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론상 1 USDT는 1 USD의 가치를 갖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테더는 민간 기업인 Tether Limited에서 중앙집중적으로 발행하고 있으며, 그 기반이 되는 자산(준비금)은 해당 회사가 관리합니다. 이 구조는 블록체인의 탈중앙성과는 상반되는 방식으로, 다음과 같은 구조적 리스크를 내포합니다. 첫째, **신뢰 기반 운영**입니다. 테더 보유자는 Tether사가 약속한 1:1 가치 보장을 온전히 신뢰해야 하며, 외부 감사 없이 실제 준비금 보유 여부를 검증할 방법은 제한적입니다. 둘째, **법률 관할 리스크**입니다. 테더 사는 홍콩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등록되어 있으며, 주요 준비금 운용은 미국 외 지역에서 관리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규제기관의 법적 조치가 어려워지고, 글로벌 금융 시스템과의 정합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셋째, **시장 붕괴 리스크**입니다. 만약 테더의 준비금이 충분하지 않거나, 대규모 환매 요청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이는 테더 가격의 페깅 붕괴(1달러 하회)로 이어질 수 있으며,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유동성 위기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즉, 중앙 발행형 스테이블코인은 빠른 거래와 광범위한 유통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단일 기관의 운영 투명성과 유동성 관리 능력에 대한 리스크를 수반한다는 점에서 탈중앙화 스테이블코인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신뢰 구조를 가집니다.

    테더 준비금 구성의 실제와 변화 추이

    테더사는 초기부터 ‘발행된 모든 USDT는 미국 달러 또는 그에 준하는 자산으로 100% 뒷받침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2021년 미국 뉴욕검찰(NYAG) 조사에 따르면, 당시 테더는 상당 부분의 준비금을 상업어음(commercial paper), 담보 대출, 채권 등 고정 수익 자산으로 구성하고 있었으며, 순수한 현금 비중은 매우 낮았습니다. 이러한 논란 이후 테더 사는 2022년부터 회계 법인 BDO Global을 통해 월간 준비금 보고서를 공개하고 있으며, 다음과 같은 변화가 감지되었습니다: - 2022년 Q4: 상업어음 전면 제거, 미국 재무부 단기 채권 중심의 구성으로 전환 - 2023년 Q2: 총 준비금 중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비중이 약 85% 이상 유지 - 2024년 Q1: 약 91%의 준비금이 현금, 재무부 채권, 레포(Repo), 머니마켓펀드 등 고유동성 자산으로 구성 이러한 조치는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한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일부 기관 투자자들의 테더 사용이 재개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 준비금은 디지털 자산, 대출, 비공개 자산으로 운용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불투명성 지적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테더는 일부 준비금을 BTC나 금 기반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는 고정가치 유지라는 스테이블코인의 본질에 어긋날 수 있는 요소입니다. 페깅 안정성을 위해서는 고정 수익 및 현금성 자산이 이상적이기 때문입니다. 즉, 테더의 준비금 구조는 과거 대비 투명성과 유동성 측면에서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완전한 실사(audit)가 아닌 ‘보증 수준의 확인(Attestation)’에 그친다는 한계가 존재하며, 이 부분은 투자자 입장에서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할 요소입니다.

    회계 투명성과 규제기관의 지속적 압박

    테더는 현재까지 ‘감사(Audit)’가 아닌 ‘보증(Attestation)’ 형식의 준비금 보고만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외부 회계기관이 특정 시점의 자산 내역을 단순히 확인해주는 수준으로, 전체 기간의 재무 흐름이나 리스크 요인까지 분석하는 회계 감사와는 구분됩니다. 이에 따라 테더의 회계 투명성은 여전히 투자자와 규제기관 모두에게 중요한 논란거리입니다. 규제기관 측면에서는 다음과 같은 주요 움직임이 있습니다: - **미국 SEC**: 2023년부터 테더를 포함한 스테이블코인의 유가증권 여부를 검토하며, 자산 투명성과 투자자 보호 문제를 제기 - **EU MiCA 법안**: 발행사 라이선스 요건과 준비금 실사 기준을 도입해, 테더가 유럽 내 유통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규제 적합성이 요구될 전망 - **한국 금융위**: 스테이블코인 준비금 보유 요건을 포함하는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을 검토 중이며, 테더의 국내 활용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제약할 수 있음 이러한 규제 압력은 테더에게 외부 감사 도입, 회계 기준 강화, 자산 구성의 단순화 등의 행동을 유도하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테더 측이 ‘글로벌 회계 감사에 필요한 시간과 절차상 문제’를 이유로 실질 감사 도입을 미루고 있는 상황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는 리스크 요인입니다. 준비금이 충분하더라도 그 내용이 불명확하거나, 감사되지 않은 자산이 대규모로 포함되어 있다면, 이는 잠재적 유동성 문제로 번질 수 있습니다. 특히 시장 급락 시 대규모 환매 요청이 몰릴 경우, 자산 매각이 지연되거나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테더 사용자는 준비금 보고서의 최신 내용 확인은 물론, 테더와 경쟁 스테이블코인의 회계 투명성 수준을 비교 분석해 리스크를 사전에 판단하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테더는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핵심적인 유동성 인프라이자 거래 중개 통화로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그 운영 구조는 본질적으로 중앙 발행형 리스크를 수반합니다. 준비금 구성의 투명성과 회계 감사 여부는 테더의 신뢰도와 직결되는 요소이며, 향후 글로벌 규제 정비 속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입니다. 투자자는 테더의 기능적 편의성만을 보고 전량을 보유하기보다는, 준비금 구조와 리스크를 정확히 이해하고, USDC, DAI 등의 대안과 함께 분산 전략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